폭음 서포터즈

안전을 뛰어넘는, 
주정뱅이의 문화적 궤변

(본 활동은 2기를 기준으로 종료되었으며, 3기에서는 실험실의 과정을 통해 일부 유지됩니다.)

  • 1음주의 낭만?

이 어처구니 없는 서포터즈의 탄생은 낭만연대 대표의 분별없는 술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매일 집에서 술을 한 잔씩 마시던 이 주정뱅이는 드디어 정신줄을 놓고 폭음의 날을 선포하는데, 그것은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절주 서포터즈에 대한 일종의 반항이기도 했습니다.


정철의 얇게 편 술잔을 운운하며 음주의 낭만을 주장하는 이 묘한 궤변에는 그러나, 고민할 가치가 있는 문화적 질문들이 섞여있기도 합니다.

  • 1상상을 제한하는 건강의 펜스

문명은 방향을 가지고 전진합니다. 성장의 신화를 앞세우고, 안전의 펜스를 둘러쳐 '문명적인 것'으로 세계를 가득 채웁니다. 그러나, 그 문명의 이면에는 언제나 자연적인 욕망, 결코 완전해질 수 없는 인간의 결함들이 숨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문명은 담 넘는 허술함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안전하게 보호되는 새나라의 어린이는 언제나, 안전하게 성장합니다. 어른들의 과잉 보호가 요즘 아이들의 면역력을 약하게 만든다는 기사를 얼핏 본 것도 같지만, 그럼에도 모든 것이 보호된다면 문제될 것 없습니다. 그것이 '건강'한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체 뭐가 건강한 걸까 의문이 듭니다. 펜스를 둘러치는 안전한 사회는 우리의 상상력에도 건강한 사유라는 이름의 펜스를 둘러칩니다. 절제없는 음주는 위험하고 그래서 언제나 제한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정철의 시조는 남겨지지 않았을 것이고 오스카 와일드와 랭보는 압생트를 예찬하지 못한 채, 재미없는 작품만을 남겼을 것입니다.

  • 1일단, 마시고 보자!

이 부도덕한 상상으로 사회의 다양성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마셔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술마시는 모임을 만들기로 하고, 뒷 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집에 틀어박혀야 했고, 기획은 잠정 보류되었습니다. 


하지만 굴하지 않습니다. 낭만연대 대표는 꾸준히 간을 관리하며 모임의 기회만을 틈틈히 노리고, 벌써 인원까지 배정했습니다. 


이제 새로 참여할 기수들을 기다릴 뿐입니다.